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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독교의 재흥(再興)과 시련

기미 독립운동 이후 일제의 무단정치가 문화정치로 바뀌면서 국내에 있는 민족운동의 지도자들은 문화정치가 무단정치 이상으로 위험한 것임을 통찰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해 경제적, 문화적 민족주의 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이와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추어 한일합방 이후 침체 상태에 있던 기독교가 갑작스럽게 확장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1904년∼10년 사이에 있었던 전진에 버금갈 만한 일대 약진이었다. 복음선교, 학교선교, 병원선교 등 각 분양의 사업이 모두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 시기를 가리켜 일반적으로 기독교의 재흥기라고 말한다.

1920년에서 1923년까지 세례교인이 된 신자들의 수효는 비약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전체 신자 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호남지방에 있어서 1923년의 일반교인은 1919년의 거의 두배인 1만명을 돌파하였다. 또한 1926년 호남지방에는 남장로교 선교사상 전무후무한 98명이나 되는 대규모 선교사들이 활약을 하고 있었다.25)G.T 브라운은 이시기의 부흥을 1906년 -1907년 사이에 있었던 부흥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지적하였다.26)

25)金守珍·韓仁洙, 前揭書 248쪽.

26)George Thompson Brown, op.cit. , p.118.

첫째 초기의 부흥운동은 주로 하층계급에 국한되었던 것이나 이때의 부흥은 상당수의 양반들을 교회로 흡수하였다. 둘째, 초기의 부흥운동은 모든 연령층에 걸쳐 일어났으나 이 시기는 특히 청년운동이 강했다. 셋째, 초기의 급속한 부흥이 대규모의 부흥집회를 통하여 이루어진데 비하여 이 시기의 부흥은 주일학교와 선교교육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었다.

브라운이 지적한 세 가지의 특징 중에서 둘째와 셋째의 특징은 모두 신흥학교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신흥학교에서는 기독 청년회(Y.M.C.A)운동이 활발하였고, 신흥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각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로 활약하였으며, 그리고 신흥학교 교육의 질적, 양적 팽창이 이 시기 교회의 부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교회의 진흥운동이 외적 선교운동에 보다 강조점을 두고 있었다면 주일학교 운동은 내적 강화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언제나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그 중 어느 한 면이 약화되면 다른 면도 위축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1921년 제 10회 총회는 전국 교회에 전진운동의 물결을 일으켰던 진흥부를 특히 이 시기에 조선 주일학교 연합회를 조직하였고, 1922년에는 세계 주일학교 협회에 가입하였으며, 1926년에는 조선 예수교 종교 교육연구회를 창설하여 주일학교 운동의 기반을 다졌다.

주일학교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전이나 주일 학교 공과 발행 못지 않게 유능한 교사를 발굴, 육성하는 일도 시급하였다. 따라서 전국 가지의 주요도시에서는 주일학교 운동이 상대적으로 열세 있던 전북지방은 1930년대 3월 4일부터 10일까지 전주에서 개최된 제1회 전북노회 주일학교 대회를 계기로 주일학교 운동이 커다란 전기(轉機)를 마련하게 된다. 이 집회에 정식으로 입회한 교사가 300여 명이요, 매일밤 청강생이 천여 명씩이 모였으며, 대회 중에 음악가곡회와 시내 요소를 참관하였다. 그리고 전주시내와 부근 교회의 주일학교생 3,000여 명과 시내 각 교회 교인 1,000여 명이 모여 도합4,000명이 모여 공동예배를 마치고 시내 행렬을 하려다 중단하였다 하니 그 집회의 규모와 대외적인 힘의 과시가 얼마나 컸던가를 알 수 있다.

그 후 1931년에는 대부분의 교회가 주일학교를 갖게 되었고, 전에 비해 보다 많은 수의 유년생도를 확보하였다. 또한 주일학교 운동에 확장 주일학교와 하기 아동성경학교가 출현하게 되었다. 확장주일학교란 주일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는 교회(주로 도시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들이 교회가 없는 마을에 찾아가 마을의 어린이들을 모아 놓고 가르치는 일종의 주일학교 선교운동이었다.

이러한 주일학교 운동은 복음전파에만 국한되지 않고 문맹퇴치나 민족정신 고취 등이 교사들에 의해서 병행되었기 때문에 그것은 선교운동인 동시에 민족운동이기도 하였다.

1920년대는 기독청년운동이 시급한 때였다. 사회주의, 인도주의, 민족주의, 공산주의, 과학사상 등 청년들이 매료될 만한 갖가지 사상들이 난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혼탁한 사회적 상황속에서 청년들을 올바로 지도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또한 소위 문화정치체제 아래에서의 민족의 현실은 교회의 사회참여가 절실히 요청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 속에서의 기독청년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Y.M.C.A는 1903년 황성기독청년회(皇城基督靑年會)로부터 시작되어 수많은 민족운동의 지도자들을 배출하였으며, 1920년에 접어들면서 윤치호(尹致昊), 이상재(李商在), 신흥우(申興雨)등과 같은 뛰어난 인물들의 지도하에 날로 발전을 하게 되어, 1925년에는 세계 연맹에 가입하여 국제적인 교류를 하게 되었다. 국내적으로는 웬만한 도회지에는 모두 Y.M.C.A와 Y.W.C.A 조직이 크게 활약하였다. 부흥회를 열어 자신들의 신앙적 향상을 도모하였을 뿐만 아니라 각종 학술 및 시국 강연회,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지적 개발을 위해 힘썼고, 음악회를 통해 정서를 함양하기도 하였다. 또한 야학을 열어 무산아동들을 교육시켰으며, 물산장려운동(物産奬勵運動), 생활개선운동, 금주금연운동을 통한 민중의식의 개발에도 힘을 썼다. Y운동은 한국청년 운동의 본보기로서 기독교의 피안화(彼岸化) 경향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도 작용하였다.

1930년을 전후한 세계적인 경제공황은 한국의 선교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남장로교의 해외 선교본부는 빚더미 위에 앉게 되었고, 본국에서 오는 지원금도 꾸준히 감소해 갔다. 선교사업비는 33%나 감소 되었고, 선교사의 파송도 중단되었다. 이러한 결정이 1931년 초에 한국선교회에 보고되었기 때문에 이 해를 "삭감의 해(the year of cut)"라 말하기도 하였다. 이 일로 1931년 4월 5일 선교회는 전주에서 긴급모임을 갖게 되었고, 이 때 복음·의료·교육 항목의 예산이 22%나 줄게 되었으며, 선교사들은 자신의 봉급을 떨어서 예산에 충당하기도 하였다. 이 해 10월에는 10%의 추가 삭감이 있었는데 이것은 선교사업비는 60,000달러에서 19,000달러로 대폭 줄었으니 이 시기의 선교 사업의 어려움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28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놀랍게도 1935년 우리나라의 교인수는 47,674명으로 해방 이전에 있어서 최고의 숫자를 기록하였다. 그것은 선교사의 수가 줄어든 대신 한국인 목사들의 수가 늘어남으로 해서 선교활동에 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요, 총회의 진흥운동이 큰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이유는 자립하여 조직된 교회의 수가 급증한 데 있다. 1930년에 조직교회의 수가 127교회였던 데 비하여 1940년에는 218교회로 늘어난 것이 그 좋은 증거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은 조직교회의 수적 증가는 도회지의 Y.M.C.A운동에 상응하는 농촌교회의 청년면려회(靑年勉勵會)와 부인 조력회의 활동에 크게 힘을 입은 것이라 할 수 있다.29)

29) George Thompson Brown. op, cit., pp.141∼142,